은별이의 공부

나뭇잎 명상 2(시냇물에 나뭇잎을 띄우고 흐름을 바라보기)

석은별 2025. 5. 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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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냇물에 나뭇잎을 띄우고 흐름을 바라보기

편안하게 앉아주세요. 등을 기대어도 좋고, 바닥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것처럼 앉아도 좋습니다. 이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당신만의 시간입니다.

 

가볍게 눈을 감습니다. 숨을 억지로 바꾸지 않고, 그저 들이쉬고 내쉬는 흐름을 바라봅니다.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따라갑니다. 들숨엔 생명이, 날숨엔 놓아보냄이 깃들어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조용한 숲 속에 앉아 있습니다. 부드러운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고, 따스한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눈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바위 사이를 요리조리 지나가며, 투명한 물이 속삭이듯 소리를 냅니다.

시냇물 가까이로 다가가 앉아봅니다. 차가운 물이 발끝을 스치는 듯한 감각이 느껴지지만, 당신은 그 자리를 지켜냅니다. 이제, 당신은 손에 가볍고 넓은 나뭇잎 하나를 들고 있습니다.

이제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 하나를 골라봅니다. 어쩌면 오늘 하루 내내 떠올랐던 걱정일지도, 방금 전의 작은 불편함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지 그 에너지를 이 나뭇잎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습니다.

그렇게 나뭇잎을 시냇물 위에 띄웁니다.
나뭇잎은 물 위를 따라 부드럽게 떠내려갑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자신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 흐름을 바라보며, 함께 놓아봅니다. 그 생각은 이제 당신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의 대상이 되어 시야에서 멀어져 갑니다.

 

다시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것도 괜찮습니다. 이번엔 또 다른 나뭇잎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위에 조심스레 얹습니다. 자책, 불안, 혹은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이나 서운함…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생각은 마치 나뭇잎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바람을 타고 다가오고, 때로는 물에 실려 떠나갑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억누르거나 밀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떠오르면 알아차리고, 나뭇잎에 올려 흘려보내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삶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법을 배웁니다.

이제는 감정도 한번 올려봅니다. 최근에 겪은 감정 하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 감정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나뭇잎에 올려봅니다.

슬픔이든, 분노든, 허무함이든, 기쁨이든, 어떤 것이든 그것을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것이 물 위에서 흔들리다,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당신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도, 움켜쥐는 것도 아닌, 바라보고 놓아주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음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명상의 일입니다.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많을수록 나뭇잎도 많아질 수 있고, 어떤 날은 나뭇잎 하나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나뭇잎은 흘러가고, 물은 쉬지 않고 흐릅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곁에 앉아, 그저 바라보는 자리에 머무릅니다.

이제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물소리에 몸을 맡겨보세요.

 

...잠시 침묵...

 

그 흐름 속에 당신의 하루가 녹아듭니다. 당신의 피곤함, 당신의 긴장, 당신의 염려까지도 시냇물 속에 씻기고 있습니다.

이제 천천히, 현실로 돌아올 준비를 합니다. 손끝을 움직이고, 발끝을 느껴보세요. 가볍게 목을 돌려봅니다. 그리고 숨을 한 번 더 들이마신 후, 내쉬며 눈을 뜹니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세요. 더 가벼워졌을 수도 있고, 더 느긋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 어떤 변화든, 그것이 바로 당신의 지금입니다.

오늘 하루도, 생각을 흘려보내며 자연의 리듬을 따라 살아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잘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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