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당신이 매일 마시는 음료가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이 든 커피, 다이어트 과일음료, 또는 청량감 넘치는 탄산음료. 이 친숙한 음료들이 정신건강, 특히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가 우울증 발병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2. 연구 개요: 26만 명이 증명한 경고
2013년, 정신건강계와 영양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연구가 발표됐다. Guo et al.(2014)은 NIH-AARP Diet and Health Study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장년층 이상 미국인 약 263,925명을 대상으로 설탕이 첨가된 음료(탄산음료, 과일음료, 다이어트 음료), 커피, 차의 섭취와 우울증 진단 사이의 관계를 추적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1995~1996년에 식습관 설문을 작성하고, 이후 2000~2004년 사이 우울증 진단 여부에 대해 보고하였다. 통계 보정을 거쳐 분석한 결과, 하루 4캔 이상의 단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우울증 진단율이 30% 이상 높았다. 특히 다이어트 과일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가장 높은 그룹이었다.
3. 어떤 음료가 위험한가?
3-1. 다이어트 음료: 인공 감미료의 그림자
설탕 대신 아스파탐(aspartame), 수크랄로스(sucralose), 사카린(saccharin) 등 인공 감미료로 맛을 낸 다이어트 음료가 가장 큰 위험군으로 지목되었다. Guo 연구에서는 다이어트 과일음료를 자주 섭취한 사람들의 우울증 진단율이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공 감미료가 도파민, 세로토닌 등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Fowler et al.(2008) 연구는 인공 감미료가 뇌의 포만감 조절 회로에 혼란을 주며 우울감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3-2. 설탕 첨가 음료: 혈당 롤러코스터
설탕이 다량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음료 역시 우울증 위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빠르게 흡수되는 당은 급격한 혈당 상승과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이후 혈당이 급락하면서 감정 기복과 피로, 불안감 등을 유발한다. 반복될 경우 이는 정서적 불안정성과 우울증의 촉진 요인이 된다.
**Westover & Marangell(2002)**는 고당 식단이 기분 장애를 심화시키며, 특히 식이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더욱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4. 예외: 커피와 무가당 차는 오히려 보호 효과?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커피와 설탕이나 꿀을 첨가하지 않은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울증 위험이 낮았다는 점이다. Guo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는 사람들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우울증 진단율이 약 10~15% 낮았다.
이러한 보호 효과는 커피와 차에 풍부한 카페인, 폴리페놀, 항산화 물질의 작용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커피의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 상태를 유도하고, 우울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Lucas et al.(2011)**의 연구에서도 카페인 섭취가 여성의 우울증 발병률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보고되었다.
5. 정리: 기분을 지키는 식음 선택
음료 유형 우울증과의 관련성 설명
다이어트 과일음료 | 위험도 가장 높음 (+51%) | 인공 감미료의 영향 가능성 |
일반 탄산음료 | 위험도 높음 (+30% 이상) | 혈당 급변, 기분 기복 |
커피 (무가당) | 위험도 낮음 (-10~15%) | 카페인과 항산화 효과 |
차 (무가당) | 위험도 낮음 | 정서 안정, 항염 작용 |
6. 건강 전문가가 권하는 음료 습관
- 하루 4캔 이상의 단 음료 섭취는 자제할 것. 음료 대신 물, 무가당 차, 천연 탄산수 등으로 대체.
- 다이어트 음료도 맹신하지 말 것. 인공 감미료가 없는 자연 식품 위주의 음료 선택.
- 커피는 무가당, 하루 2~3잔 이내로 적정 섭취. 불면증, 불안 성향이 있다면 카페인 조절 필요.
- 기분이 처질 때, 단 음료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단기 위안이 아닌 장기적 기분 안정 추구.
7. 결론: 달콤함 뒤에 숨어있는 위험
설탕이든 인공 감미료든, 그것이 첨가된 음료는 일시적인 즐거움을 주지만, 반복되면 우울증이라는 깊은 어둠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마시는 것은 습관이다. 그리고 습관은 우리의 기분과 삶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루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오늘 어떤 음료를 손에 쥐고 있는지를 돌아보자.
당신의 기분을 망치지 않기 위해, 오늘 한 잔의 음료부터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 Guo, X., Park, Y., Freedman, N. D., Sinha, R., Hollenbeck, A. R., Blair, A., & Chen, H. (2014). Sweetened Beverages, Coffee, and Tea and Depression Risk among Older US Adults. PLOS ONE, 9(4), e94715.
- Fowler, S. P., Williams, K., Hazuda, H. P. (2008). Diet soda intake is associated with long-term increases in waist circumference in a bi-ethnic cohort of older adults.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56(8), 1474–1480.
- Lucas, M., Mirzaei, F., Pan, A., Okereke, O. I., Willett, W. C., O'Reilly, E. J., & Ascherio, A. (2011). Coffee, caffeine, and risk of depression among women.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171(17), 1571–1578.
- Westover, A. N., & Marangell, L. B. (2002). A cross-national relationship between sugar consumption and major depression? Depression and Anxiety, 16(3), 118–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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