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프라이팬사건1 프라이팬에도 마음이 묻어 있다. 남편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몇 해 전부터였다. 퇴근길이면 마트에서 무언가를 한가득 들고 온다. 표정은 잔뜩 들떠 있고, 유튜브에서 본 레시피를 말하며 오늘은 뭘 해줄 거라는 계획을 늘어놓는다.그 모습이 싫진 않았다. 요리는 창조적인 일이니까. 그 안에서 뭔가를 새롭게 만들고,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일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니까.나는 그런 남편이 일상의 권태를 조금이라도 벗어났으면 했다. 그래서 그가 요리를 할 땐 기꺼이 조용한 조연이 되었다. 주방은 엉망이지만, 그 정도쯤은 내가 치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남편은 셰프, 나는 보조.’ 그렇게 스스로 역할을 정해 우리 사이의 평화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 평화는, 내가 조용히 감내하고 있을 때에만 유지되는 것이었다.“프라이팬은 기름용, 양념용 나눠서 .. 2025. 4. 2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