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과 감정의 에너지 – 왜 이 주제가 중요한가?
우리는 흔히 말을 의사소통의 도구로 인식한다. 하지만 말은 단순한 소리의 조합을 넘어서, 정서적 에너지의 파장이다. 고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밝히고, 거친 말 한마디가 마음을 무너뜨리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이처럼 말은 인간 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 특히 식물과 같은 비언어적 존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고대 문명부터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언어는 현실 창조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동양에서는 ‘말에는 기운이 있다’고 했고, 서양의 ‘말이 씨가 된다’는 격언 또한 이를 반영한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믿음이 과학적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하나의 '관찰 가능한 현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쌀 실험, 식물 실험, 그리고 정서의 에너지가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요 사례와 근거들을 탐색함으로써, 말과 감정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마사루 에모토의 '쌀 실험'과 물의 기억
일본의 마사루 에모토(Masaru Emoto)는 ‘물은 감정을 기억한다’는 주장을 통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물의 결정이 소리, 말, 음악, 감정에 반응하여 형태가 바뀐다고 주장했고, 그 대표적 실험이 바로 '쌀 실험'이다. 실험은 단순했다. 두 개의 동일한 유리병에 같은 양의 쌀과 물을 담고, 한 병에는 매일 '사랑해', '고마워'와 같은 긍정적 말을 들려주며, 다른 병에는 '바보', '싫어' 등의 부정적 말을 반복했다. 또 하나는 아무런 상호작용 없이 무시했다.
수주 후, 긍정적 말을 들은 쌀은 천천히 발효되며 구수한 냄새를 풍겼고, 부정적 말을 들은 쌀은 검게 곰팡이가 피거나 썩어갔다. 가장 심하게 변질된 것은 ‘무시한 병’이었다. 이 실험은 사람의 정서적 에너지가 물과 유기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중적으로 환기시켰다(Emoto, 2004).
물론 과학계에서는 에모토의 실험에 대한 검증 가능성과 반복성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다(Skeptical Inquirer, 2006). 그의 연구는 실험 설계의 일관성, 블라인드 조건 미비, 주관적 해석 등의 한계를 지닌다. 그러나 이 실험이 인문학적, 심리학적, 정서 에너지의 논의에서 매우 상징적인 사례로 활용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어린이 교육, 명상 수련, 긍정 훈련 등에서 정서의 진동을 시각화한 사례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3. 식물 실험 – IKEA의 식물 괴롭힘 캠페인과 그 외 사례들
2018년, 가구 브랜드 IKEA는 UAE(아랍에미리트)에서 '항상 말의 힘을 기억하자(Say No to Bullying)'라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우 인상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자라는 두 개의 식물을 학교에 전시하고, 한 식물에는 ‘넌 멋져’, ‘사랑해’ 같은 칭찬을, 다른 하나에는 ‘넌 쓸모없어’, ‘추해’ 등 부정적인 말을 매일 들려주었다. 두 식물은 동일한 빛, 물, 온도 환경에 있었고, 유일한 변수는 ‘언어’였다.
30일 후, 긍정적 말을 들은 식물은 잎이 푸르고 건강하게 자랐으며, 부정적 말을 들은 식물은 일부 시들거나 색이 누렇게 변한 모습이었다(Global News, 2018). 실험은 과학적 엄밀성보다는 정서 교육 캠페인 성격이 강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말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큰 효과를 보였다.
이와 유사한 실험은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워싱턴 주립대학(Washington State University)의 보고에 따르면 식물은 소리에 반응할 수 있으며, 특정 주파수나 음성 자극은 성장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Gagliano et al., 2012).
또한, 클리브 백스터(Cleve Backster)는 1960년대 식물에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를 연결해 실험했으며, 식물이 주변인의 감정 변화나 의도를 감지하는 듯한 전기적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Backster, 2003). 비록 그의 주장은 과학적 재현성의 한계로 인해 학계에서 수용되지는 못했지만, 대중 문화와 대안치유 영역에서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4. 말과 감정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영향
언어는 외부를 향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내부에 남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우리가 타인에게 던진 말은 사실 나의 신체와 뇌, 감정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 감정이 분비되면 세로토닌, 엔도르핀,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증가하고, 부정적 감정은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높여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Harvard Medical School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감사의 말을 습관적으로 반복한 실험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이 현저히 낮고, 혈압이 안정적이며, 수면의 질이 높았다고 한다(Emmons & McCullough, 2003).
Fredrickson et al. (2008)의 연구에서는 긍정 정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경우, 회복탄력성과 면역지표가 높아지고, 사회적 유대감이 강화된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부정적 감정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뇌 구조는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둔화되고, 편도체 반응이 예민해진다는 연구도 있다(Teicher et al., 2006). 이는 가정이나 교육 환경에서의 언어적 태도가 뇌 발달과 정서 발달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5. 결론: 우리는 어떤 진동을 만들고 있는가?
‘말은 씨가 된다’는 말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언어는 에너지이고, 파동이며, 세포 수준까지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진동이다. 정서적 에너지가 물, 식물, 그리고 인간에게 실제적 변화를 유도한다는 다양한 실험 결과들은 이제 단순한 신념이나 감성이 아니라, 과학과 심리학의 교차점에서 조명받고 있다.
물론 모든 실험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마사루 에모토의 실험은 검증 측면에서 비판을 받았고, 클리브 백스터의 주장은 재현 가능성에서 학계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은 정서와 말의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교육, 심리치유, 명상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수십, 수백 개의 말을 내뱉는다. 그 말들은 결국 우리가 사는 공간의 진동을 결정하고, 함께하는 생명들에게 향한다. 긍정적 언어를 쓰는 연습은 단지 예절이나 미덕의 차원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지키는 실질적인 '진동 조율'이다. 오늘 당신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어떤 쌀을 썩게 만들었는지 혹은 어떤 식물을 피어나게 했는지 돌아볼 시간이다.
참고문헌
- Emoto, M. (2004). The Hidden Messages in Water. Atria Books.
- Skeptical Inquirer. (2006). Emoto’s Water Crystals and the Power of Thought.
- IKEA UAE. (2018). Bully a Plant Campaign. Global News. https://globalnews.ca/news/4217594/bully-a-plant-ikea
- Gagliano, M., et al. (2012). Acoustic and magnetic communication in plants: Is it possible? Plant Signaling & Behavior, 7(10), 1346–1348.
- Backster, C. (2003). Primary Perception: Biocommunication with Plants, Living Foods, and Human Cells. White Rose Millennium Press.
- Emmons, R. A., & McCullough, M. E. (2003). Counting blessings versus burdens: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of gratitude and subjective well-being in daily lif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4(2), 377–389.
- Fredrickson, B. L., et al. (2008). Open hearts build lives: Positive emotions build consequential personal resourc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5(5), 1045–1062.
- Teicher, M. H., et al. (2006). Childhood maltreatment is associated with reduced volume in the hippocampal subfields. PNAS, 103(14), 5631–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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